울시골집 124

여름별궁에는

2020년 7월 25일 토요일 오늘은 모처럼 해가 떠서 여름별궁 제초작업도 할 겸 휴가로 서울에서 호캉스 갔다가 돌아오는 딸랑구 픽업도 할 겸 갔다. 주방의 씽크대 설비공사를 하고 있어서 장맛비로 정글이 되어버린 텃밭의 풀을 뽑는데 이른 사과였던지 사과가 벌써 이렇게 발그레하게 익어가고 있다. 냥2는 건축자재 위에서 뒹굴고 바닥을 앞발로 긁어대며 놀더니 잠을 자고 젖어있는 잔디 보다는 이 고무매트 위가 보송보송해서 좋은지 냥1이도 누워보더니 좌로 굴러 우로 구르며 온갖 아양을 떨고 냥3이는 홀로 독무대에서 그림처럼 앉아있다. 발을 가지런히 모으고 다소곳하게 앉아 사진찍는걸 의식하고 모델놀이중. 벌개미취가 초록이 무성한 앞뜨락을 화사하게 수놓고 있다. 약을 안 해서 단내를 맡은 개미들이 사과를 집중공략하고..

울시골집 2020.07.29

7월의 여름별궁 소풍

비가 내려서 캐노피 속에 임시보관 중인 짐들도 살펴볼겸 쾌청한 하늘 믿고 빵 싸들고 커피 내려서 여름별궁을 찾았더니 장미가 탐스럽게도 피었다. 누가 봐주는 사람도 없는데 참 열심히도 꽃을 피웠네그랴. 장미 잎 위에 바람에 또르르르 굴러다니는 물방울이 어쩜 이리도 예쁜지... 이곳에서는 혼자 놀아도 심심치가 않다. 물방울 놀이도 즐겁고 알이 점점 굵어지는 사과를 보는것도 즐겁다. 내가 좋아하는 단수수. 올해는 공사중이라서 심을 겨를이 없었는데 작년에 먹고 던져둔 곳에서 이렇게 무더기로 싹이 올라와 자랐다. 그 중에서도 어느새 키가 훌쩍 자란것도 있다. 아이 쒼나~!! 내 단수수나무 잘 자라라고 사랑 한 바가지 부어줬다.ㅎㅎ 그런데...방풍나물은 어떻게 여기까지 와서 꽃을 피웠을까? 단수수 잎 위에 엄지손톱..

울시골집 2020.07.01

자귀나무 꽃이 피었다. 화사한 공작날개 같은 꽃을 자세히 들여다보며 노는데 이미 지고있는 꽃도 아직 꽃망울이 따글따글한 귀여운 꽃송이도 신기하고 이쁘다. 자귀나무에 찾아온 손님이 있었다. 얘는 누굴까? 합환수로 널리 알려진 자귀나무는 조경수로도 많이 심고있는데 나무가 크게 자라서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 예전의 위치에 있던 자귀나무를 세들어 살던 이들이 잘라내버려서 아쉬웠는데 용케 씨가 떨어졌던지 화단 경계석 돌틈바구에서 자귀나무가 자라더니 이렇게 이쁜 꽃을 피웠다. 더 자라기 전에 적당한 곳에 옮겨심어줘야지. 방울토마토가 너무나 탐스럽고 예쁘게 익었다. 지난번에 첫 수확을 했었는데 탱글탱글하기가 이루 말 할 수 없었다. 어찌나 맛있던지... 크기도 엄청 크고 맛있기꺼징... 싸갖고 간 샌드위치로 점심을 ..

울시골집 2020.06.30

풍뎅이 관찰기록물

그저께 울여름별궁 공사를 일주일 쉬는 틈을 타서 떠꺼머리 총각 같은 잔디도 깎고 잡초도 제거하려고 갔었는데 햇볕이 어찌나 뜨거운지 옆마당 그늘이 드리워진곳을 물색하여 어디서 날아온 건지 어린뽕나무들이 자라고 있어서 뽑아내던중에 얘를 발견했어요. 왠일일까요? 이렇게 뒤집어져서 죽었나 하고 살펴보니 앞발을 움직이네요. 다시 자세가 바뀌네요. 그러더니 몸을 뒤집는데 아무래도 무슨 일이 생긴 모양입니다. 날개 뒷쪽을 들어올리는게 이상해서 살펴보기로 했어요. 머리를 땅을 향해 들이밀며 안간힘을 쓰네요. 꽁지 부분이 들린것도 같고 그런데 흙을 머리로 들어올리고 있어요. 제법 커다란 흙덩이 속으로 머리를 디밀고 들어가려나 봅니다. 흙을 제법 파서 올리기 시작하는데 너무 힘들어 보여서 도와줄까 하다가 그냥 지켜보기로 ..

울시골집 2020.06.25

꽃놀이2

달콤한 향기가 가득한 치자꽃이 한창이다. 장마철이 다가왔다는 신호라는걸 금세 알 수 있다. 이렇게 청초한 치자꽃을 맘껏 즐기지 못하는게 늘 아쉬웠었다. 장마와 함께 꽃이 피기 시작하니 비에 흠뻑 젖은 이 가냘픈 꽃들이 애처롭기까지 했었다. 오늘은 자세히 들여다보며 눈을 맞추고 놀았다. 꽃가루가 흩어져있는게 일찌감치 중매쟁이가 다녀간듯... 지난 겨울에 동해를 입을까봐 왕겨를 덮어주고 것도 모자라 비닐옷을 입혀준 지극정성이 고마웠던지 올해는 유난히 꽃도 많이 피고 훌쩍 자랐다. 텃밭 꽈리고추 심은 자리에서 심지도 않은 왠게 이렇게 세들어 살고 있다. 덩굴이 고추를 휘감으면 어쩐다지? 자세히 들여다보니 참외 같기도 하고... 아마도 작년 언젠가 참외씨가 떨어졌던 모양이다. 이렇게 꽃을 피웠으니 더불어 지내도..

울시골집 2020.06.24

냥이들

오엽송 그늘 아래에서 낮잠자는 모습이 넘 재미나다. 잔디 깎다 더위를 피해 잠시 쉬어볼까하고 갔더니만 기척에 젤루 먼저 반응하는 냥2 두 번째는 냥3이에 이어 냥1이는 아직 졸음에 겨운듯... 한낮의 기온이 34℃를 넘나드는 요즘 그늘을 찾아 나름 피서를 하는 냥이들이다. 아항~! 여기는 내자리당~!! 너무 아늑허고 좋은걸... 엄마인 냥1이는 냥2의 하는냥을 보고는 그게 무슨 청승이냐... 적어도 요정도는 돼야징. 아웅~~졸려졸려. 여기가 좋사오니 제발 날 좀 내버려둬요. 냥3이는 쳇~! 뚱보 냥2가 부러운 모양이다. 거기가 정말 그렇게 시원하고 좋은가? 말 시키덜 말어. 여긴 인자보톰 내자리랑게. 아고고...이렇게 아늑허니 좋을 수가 없구만... 냥2 없당. 얌마~! 너 언제까지 그러구 잘건데...

울시골집 2020.06.24

오월 하순의 나른한 별궁

백정나무에 하얗고 자잘한 꽃들이 예쁘게 피어났다. 벌들이 꽃가루를 찾아 열심히 비행중이다. 꽃송이 여기저기를 들랑거리며 요란하게 붕붕대는 붕붕이들. 열심히 꽃가루를 물어나르느라 여념이 없다. 소문을 듣고 늦게서야 도착한 일벌은 이게 왠 횡재냐는듯 주변은 아랑곳하지 않고 분주하게 일만 하고있다. 아이의 짐을 보관중인 캐노피가 텃밭 한 켠에 세워져있는데 호시탐탐 비집고 들어가는 냥2 때문에 어미인 냥1이는 오늘도 이렇게 보초를 서는 모양이다. 요즘 공사중이라 낯선 사람들이 있어 그런지 처음에는 냥이들이 경계심이 많아진것 같더니 매일 먹이와 생수까지 챙겨주는 손길 덕분인지 공사중에도 거실이며 주방까지 낼름 들어와서 나와바리를 넓혀가고 있는 냥1이 때문에 어처구니가 없다. 뭐 누군 몰라서 그런가요? 주인님 아끼..

울시골집 2020.05.28

5월13일

샤스타데이지가 여기저기서 방긋방긋 웃고있다.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이렇게 꽃을 피워준게 얼마나 기특하고 이쁜지... 공조팝나무가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은밀한 가지 속에 이번에는 누가 둥지를 만들었을까? 냥이들이 쉽게 오르내리는 나무를 피해 가녀린 가지이면서도 은밀하게 새끼들을 키울 수 있는 이 공조팝나무는 새들의 둥지로 꼭 맞는 나무다. 바로 곁의 담장 위에서 냥이들이 호시탐탐 노리지만 가녀린 가지를 타고 오를 수 없으니 냥이들에게는 그림의 떡이겠지? 호랑가시나무에서 주변을 살피며 둥지를 오르내릴 수 있으니 새들에게는 이 보다 더 좋은 조건이 어디 또 있으랴. 여러 종류의 허브 중에서 부지런한 체리세이지가 제일 먼저 꽃을 피웠다. 핫립세이지는 아직 꽃망울도 안 생겼던데... 공사가 아직은 이쪽까지 진행..

울시골집 2020.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