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 주저리 331

주말농장의 수확물

어제 주말농장에서 수확한 먹거리들. 아파트 생활을 청산하고 공기 좋은 산골마을로 건강을 위해 삶의 터전을 옮긴 동무네가 밭 두 이랑을 몇 몇 절친들에게 내어주며 함께 주말농장을 가꾸자고 하여 얼떨결에 동참을 했던 세월이 무려 15년 전. 처음에는 영농발대식까지 하면서 거창하게 시작했는데 하나 둘 포기하고 우리만 남게 되었는데 이제 민폐가 될것 같아서 끝내기로 마음 먹고 지주인 친구네에 고했더니 풀밭인지 밭인지 분간하기 조차 힘든 지경인 밭을 예초기로 면도 하듯 이렇게 해주셨다. 비닐을 걷어내고 옥수수 심었던 자리의 뿌리를 캐내고 마무리를 하는 동안에 고구마를 캐고 예초기 돌리기 전에 지주냥반께오서 미리 이렇게 땅콩, 당근, 토란과 토란대를 밭 한 켠에 뽑아 놓은 수확물들을 정리하느라 낑낑. 고구마는 그래..

주저리 주저리 2022.09.17

남푠 용돈의 쓰임새

TV 채널을 돌리다가 내가 찾고자 했던 스타일의 운동화를 발견했다. 지금 즐겨 신는 신발과 거의 비슷해 보여서 낡은 신발 대신 새로 구매를 해서 신을까 하고 눈을 크게 뜨고 보려는데 이미 방송이 끝나고 다른 상품이 나오기에 아쉬운 마음으로 채널을 돌리며 궁시렁대는 소리를 들었던지 남푠이 어느새 햄펀으로 검색을 해서 어떤 컬러를 원하느냐며 묻는다. 내가 필요한 것은 여름용인데 그레이가 좋겠다니까 너무 비슷하니 블랙으로 사줄테니 가을에 신으란다. 하긴...가을용 신발이 너무 헐거워서 불편했었다. 속하기도 하지. 다음날 바로 배송이 되었다. 안 신은 것 처럼 너무 가볍고 맘에 쏙 들어하자 뿌듯해한다. 답레루다 넘나 즐겨 입어서 낡은 잠옷 대신 시원한 인견 잠옷을 구매했더니 배송되었는데 아주 시원하고 가볍고 좋..

주저리 주저리 2022.08.04

오래간만의 만남

제주 여행중의 불의의 사고로 무릎수술을 받고 자유롭지 못했고 코로나로 인해 바깥 나들이에 어려움이 있었고 게다가 이곳으로 이사오고 부터는 서로 여러가지 상황으로 인해 마음과는 달리 이런 시간을 가져보지 못했었다. 그녀는 노인 병원에 입원해 계신 친정 아버지와 와병중이신 시어머니에 아들네 손녀 케어하느라 늘상 분주하고 지친 상태여서 전화 통화 조차도 쉽지 않았었는데 어제 모처럼 만나기로 하여 단호박죽을 쑤어 동무네 집을 방문했다. 남푠은 친구와 점심약속이 있어서 식사 후에 오기로 했다. 정말 오랜만에 다시 찾은 동무네 집은 많이 달라져 있었다. 정성스럽게 준비한 아보카도를 넣어 만든 점심. 역시...맛나다. 직접 농사한 루꼴라와 오크라와 여러가지 재료들을 넣어 만든 샐러드도 일품이다. 농사한 바질로 만든 ..

주저리 주저리 2022.07.20

22년 7월 13일

며칠 전 부터 햄펀이 한글을 쓰려는데 숫자나 영어로 써 지질 않나 화면이 대각선으로 나오는 등 워째 좀 수상쩍더니만 아침에 일어나니 먹통이 되었다. 그런데 뜨끈뜨끈한게 배터리에 문제가 생긴것이 아닌가 싶어 살펴보니 절대로 열면 안 된다고 쓴 경고문구가 붙어있다. 이것 참~! 갑작스레 이게 우짠일이람! 아침 준비를 하려고 주방으로 향하는데 이번에는 어디선가 경보음 같은 소리가 들리는 듯... 이건 또 뭐람? 잔뜩 긴장되어 보일러실에서 나는 소리인지 아니면 요즘 김치냉장고에서 문제가 생기는 일이 많다는 소문을 들어 우리 김치냉장고 나이가 얼추 수명이 다 하지 않았나 싶어 혹시나 하여 다용도실로 나가보니 잠잠하다. 참 이상하넹? 분명히 소리를 들었는데... 잠이 덜 깼나? 아침 준비를 서두르는데 다시 경보음이..

주저리 주저리 2022.07.14

전원생활의 여름나기 필수품

히히... 택배가 배송되어서 뭔가 했더니 남푠이 전원생활의 필수품이라며 이걸 주문 했나 보다. 작년에 보니까 뭐니 뭐니 해도 밀짚모자가 젤루 시원하고 좋더라고 했더니 밀짚모자 사면서 이렇게 망이 달린 모자도 함께 구매했다고. 우리집에도 벌들이 많이 날아드니까 망이 달린 모자도 필요할 듯 해서 샀단다. 내 밀짚모자에는 표시나게 리본을 달았다. 둘이서 모자를 쓰고 마주 보고 킬킬 대고 웃다 보니 처음에 단 리본 보다는 밖에서 작업할 때 쓰는 거니 땀에 젖거나 혹시 비에 젖어도 괜찮은 리본으로 바꿔 달았다. 코로나 때문에 외출할 일이 없고 사람 만날 일도 없으니 정장 입을 일이 없어 옷을 정리하면서 저 한창 멋 부릴 때 입던 핑크빛 여름 원피스에 달려있던 장식인데 처분하면서 이 리본은 모자에 달면 예쁠 것 같..

주저리 주저리 2022.07.06

오랜만의 데이트

얼마만의 바깥 나들이인가... 오늘은 은행에도 가야하고 병원에도 가고 영화 보려고 예매해둔 터라 아침 일찍 서둘러 집은 나서려는데 요즘 하도 날씨가 종잡을 수 없이 변덕스러워서 더운데도 문을 열어두고 외출하기에는 불안불안. 맘 편안히 다녀오기 위해서 작은 창문을 제외한 모든 문을 다 닫고 집을 나섰는데 덥기가 이루말할 수 없이 더웠다. 일찍 병원에 접수하러 갔더니 담당 선생님께서 오전에는 수술실에 들어가셔서 오후 두 시 부터 외래환자를 보신다고... 미리 확인하고 갔어야는데... 그렇다고 다시 집에 들어왔다가 가는 것도 그렇고 하여 일단 접수를 했는데 우리 앞으로도 환자가 많아 14번째라고. 아마 한 시간 이상 기다려야 할 거라고.ㅠㅠ 조조프로로 예매한 '헤어질 준비' 라는 영화를 감상했다. 극장에는 관..

주저리 주저리 2022.07.04

본격적인 장마

시내 다녀온 사이에 비가 얼마나 요란하게 내렸던지 루드베키아가 꺾이고 쓰러져 있네요. 아까워서 잘라서 다듬고 물에 흔들어서 꽃잎의 흙을 씻어내고 정리해서 꽃병에 꽂았네요. 얼마전에 탁자 모서리에 연골파열되어 수술했던 무릎을 부딪혀서 순간 별이 보이게 아파서 한참을 못일어났었는데 약간 묵직한 불편한 느낌은 있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일상생활을 하던 중에 어제 오후부터 갑자기 무릎이 아프고 부어오르며 열이 나기 시작하기에 악어의 발톱이라는 연고를 바르고 마사지를 했더니 불이 붙은듯 뜨겁고 불편해서 얼음찜질을... 시간이 지나면서 무릎 부어오른곳이 자줏빛으로 변하며 열이 나고 아프기 시작해서 물티슈로 연고 바른 곳을 닦아내고 얼음찜질하느라 압박붕대로 동였더니 견딜 수 없이 아프더이다. 소염제를 먹고 겨우 ..

주저리 주저리 2022.06.23

자식 사랑의 두 모습

오늘 낮에 시내에서 돌아오는 길에 앞에 가는 차 뒷유리창에 '차 안에 소중한 내새끼 있다' 라는 스티커가 눈에 들어오더이다. 운행중인데도 아이가 뒷자리에서 일어서 앞자리 운전석을 향해 이야기를 하는듯 실루엣이 보이는 걸로 봐서는 말귀 정도는 알아들은 나이인듯... 그런데 바로 옆 차선의 차 한 대가 눈에 들어왔는데 그 차의 뒷유리창에는 '위급상황시 아이 먼저 구해주세요.' 라는 스티커 밑에 아이의 성별과 혈액형이 있더라구요. 가슴이 뭉클 했어요. 하필이면 신호가 바뀌면서 양쪽 차가 나란히 우리 앞에 멈춰 섰는데 너무 비교가 되는거 있죠. 비슷한 세대 일텐데도 어떻게 이렇게 하늘과 땅 차이 일까요? 차선을 바꿨습니다. ㅎㅎ 앞의 차가 갑자기 멈춰 서기라도 할까봐서... 제 생각에는 흰색 차가 그 차 앞으로..

주저리 주저리 2022.04.16

깜놀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도 놀란다더니... 오늘 1박 2일로 소박하게 남푠 생일인 주말을 피해 앞당겨 남도 여행을 준비했거등요. 그래서 화분 물을 미리 주려다가 달팽이를 발견! 아주 작은 달팽이가 있어서 겨우 수습하려는데 으악~!! 뭔가 또 수상쩍은 물체가 번득이는데 흐믈흐믈한것 같기도 한게 예전에 추운 겨울인데도 동면을 하지 않고 비슷한 색의 낙엽 위에 웅크리고 있던 작은 개구리가 떠올라서 비명을 질렀어요. 놀라서 달려온 남푠에게 화분 속에 개구리가 있다공... 징징거리며 줄행랑을 쳤더니 이번엔 또 뭔데 그러냐면서 화분을 살피기에 밖으로 뛰쳐나올지 모르니 화분째로 들고 나가서 해결해달라고 소리쳤지요. 그런데...개구리는 무슨 개구리냐며 화분에 여러 종류의 식물을 심으며 장식했던 돌멩이가 물을 ..

주저리 주저리 2022.02.23

오랜만의 Date

오늘은 영화감상 데이트. 때가 때이니 만큼 사람들 없는 시간대인 아침 9시20분으로 티켓팅. 항상 가던 영화관이 아니고 처음 가는 곳인지라 여유있게 도착했는데 관객이라고는 달랑 우리 두 사람. 새로 지은 곳이라 깨끗하고 쾌적해서 좋긴 한데 넘 썰렁했어요. 의자도 크고 폭신해서 편안하고 좋은데다 집에서 거리도 가깝고 신도시라 한적해서 요즘 같은 때 아주 좋더라구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커다란 스크린에서 펼쳐지는 춤과 사운드와 애절한 사랑을 담은 뮤지컬 영화에 오전 시간 정말 즐거웠어요. 그런데 우리 둘 뿐이어서 좀 미안한 마음이... 오븐에 냉동실의 만두를 구워서 군만두로 한 끼 식사를 대신했어요. 초간장 콕 찍어서 먹다보니 어느새 바닥났어요. 에효~! 피클이라도 곁들일것을...

주저리 주저리 2022.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