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 주저리 329

청개구리 소동

엄지손꾸락 반절만헌 청개구락지 한 마리 땜시 소동이 한바탕 났었구만요. 아니...야가 어떻게 방충망과 유리창 사이로 들어왔는지 도무지 알 수 없어요. 창틀의 빗물 빠지는 구멍도 방충망 처럼 작은 날벌레 못들어오게 막아둔 상태였거든요. 아까 빨래 널었는데 빗방울이 떨어져 빨래를 걷으며 2층 계단 작은 창문도 비가 들이칠까봐서 급히 닫았었는데 금세 해가 나서 문을 열려고 보니 유리창과 방충망 사이에 이 청개구리가 이렇게 엉금엉금... 뜬금없는 불청객에 놀라서 소리를 지르자 얘도 놀라서 어쩔줄 모르공... 암튼 우여곡절 끝에 남푠이 밖으로 내보냈어요.ㅠㅠ 하도 쪼꼬미라 이런 일도 생기네요.ㅋㅋ 진정시키고 창의 구조를 보며 추리를 해 본 결과 {유리창 바깥쪽에 붙어있던게 방충망을 여는 틈에 방충망에 달라붙어있다..

주저리 주저리 2021.10.08

숲속의 자연미술전을 보며

얼마전에 친구들과 함께 다녀왔던 연미산자연미술공원에서 만난 야외설치작품 중 하나 인데요 자연 속에서 숲의 풍광과 잘 어우러지는 예술작품들을 감상하는 재미가 참 좋았답니다. 이 작품을 보니 저 어린 시절 고향집 뒷마당 언덕밑에 얼기설기 이런 움집같은 구조물을 소꿉친구들과 함께 만들고 들어가 놀던 생각이 났어요. 우리들 만의 아지트였는데 대나무와 나뭇가지들로 만들고 바닥에는 짚을 깔고 그 위에 보자기를 깔고 앉아서 얼마나 재미나게 놀았던지요. 이 구조물을 보니까 고향의 소꿉친구들 생각이 났어요. 코로나만 아니면 진작에 만났을텐데... 지금 이 나이에도 산에서 나뭇가지로 아지트를 만들기 좋은 아늑한 곳을 보면 덤불 사이로 들어가 쪼그리고 앉아 놀고 싶어요.ㅎㅎ 늙어가면서도 호기심이 왕성한걸 보면 지금의 제가 ..

주저리 주저리 2021.10.02

엉뚱깽뚱헌 장난

보통은 5시에 일어나서 아이방에서 어렴풋이 들리는 런닝머신 소리에 잠이 깨지만 요즘엔 해 뜨는 시각이 늦어지면서 창밖이 컴컴하니 더 버티고 다시 잠을 청합니다. 그 시간 이미 남푠은 서재에서 QT중이니 혼자서 뒹굴뒹굴 하다가 아이 샤워 소리에 일어나서 아침을 준비하지요. 그런데 요즘엔 일어나기가 쉽지 않네요.ㅠㅠ 일어나서 보니 침실의 달력이 넘겨져서 10월. 우잉?? 화장대 위의 것을 10월1일로 넘기면서 아니...어떻게 된거지? 오늘이 9월의 마지막 날이 아니었던가?? 이거 클났넹. 날짜 가는줄도 모르고 내가 왜 이러지? 일단 아침준비를 해야해서 주방으로 서둘러 출근을 했드랬쥬. 주방의 식탁옆 창가에 놓인 이 말씀이 적힌 달력은 식사 기도 전에 한 목소리로 읽고 나서야 남푠의 기도가 시작되는데 이곳으로..

주저리 주저리 2021.09.30

이런 낭패로고~!

요란한 소리에 겁쟁이 냥3이가 뒤뜰로 도망친걸 달래서 데려다 먹이를 줬더니 잠시 소리가 멈춘 사이에 평정을 되찾은가 싶었는데 활짝 열린 대문 바로 앞에서 나는 굴삭기 소리에 잔뜩 긴장을 하고 있네요. 아무래도 무서운가 봅니다.ㅎㅎ 낯선 사람들도 경계를 하는데 요란한 소리에 잔뜩 주눅이 들어서 또 다시 어디론가 숨으러 간 모양입니다. 미리 예고라도 해줬으면 물이라도 좀 미리 받아두었을 텐데... 잠깐이면 된다기에 설거지하다 말고 수도계량기를 잠갔는데 아무래도 일이 커진 모양입니다. 어제 친구네서 준 늙은 호박을 손도 못 대고 그대로 방치하고 있네요. 옆집 쪽을 파다가 수도관이 건드려졌는지 터졌다네요. 물이 차오르기 시작하고... 에효~!! 비상용 생수 두 병으로 겨우 주방세제 묻은 손을 씻고 세수도 못했어..

주저리 주저리 2021.09.25

아니~ 요것좀 보소?

어제부터 데크 위에 녹색의 동그랗게 생긴 뭔가가 여기저기 있다며 혹시 벌레똥 아니냐며 집게까지 들고 서서 위를 올려다 보면서 얼렁 나와보라네여. 오늘 아침에는 이것이 뉘 소행인지를 끝내 알아내고야 말긋다고 집게를 들고 살피고 있기에 나가봤더니 동그런 녹색 똥 같은게 여기저기 아주 널려있는것이 호랑나비 애벌레 소행이 아닌가 싶네요. 근처의 화분을 잘 살펴보다가 근처의 해피트리를 올려다보니 아니나 다를까 야무지게 잎을 갉아먹고 있는 벌레를 발견했어요. 아쿠야~! 징그러운거~~!! 집게로 잡아 놓고 보니 호랑나비 애벌레와 아주 흡사하게 생겼어요. 식사를 방해했다고 화가 잔뜩 났는지 머리의 가시방망이 같은 뿔을 치겨 올리며 노골적인 적대감을 드러냅니다. 어쭈구리~~~! 어릴적에 포도나무 잎 뒷면에 이렇게 비슷하..

주저리 주저리 2021.08.26

코로나 백신 2차 접종하다

어느새 찌는듯한 더위가 한 풀 꺾이고 가을 냄새가 스멀스멀~~! 식탁보를 새로 깔고 화사한 백일홍꽃을 꽂아두었더니 아늑하고 좋네요. 휘늘어진 아스파라가스 줄기도 정리할겸 몇 줄기 잘라다 함께 꽂았더니 사랑스러워 보입니다. 코로나 백신 2차 접종을 위해 정말 간만에 외출이라는걸 했지요. 병원이 너무 비좁고 사람들이 많아서 접종 끝나고 근처의 안경집에 들려서 시력검사를 좀 받아보려구요. 다촛점렌즈 안경이 영 불편해서 거의 쓰질 못하다가 어느날 그 이전의 안경을 착용하니 책 보기에도 햄펀 사용하기에도 모니터 앞에 머무는 시간이 많은데 아주 선명하게 잘 보여서 이곳으로 이사온 후로 아주 늘상 끼고 지냈거든요. 그런데 그게 다촛점렌즈가 아닌 돋보기였던가 봅니다. 그걸 모르고 주일날 현장예배를 못가니 모니터를 통해..

주저리 주저리 2021.08.24

희희락락

이 모자가 제가 갖고 있는 그 어떤 모자 보다도 여름철에 쓰기에 시원하고 좋은데 어떡하다가 가운데 부분이 끊어지고 말았어요. 겉으로 보기에는 박음질이 되어 있어서 멀쩡한데 쓰고 움직이다 보면 슬금슬금 모자 채양이 얼굴로 자꾸 내려와서 여간 불편한게 아닙니다. 궁리끝에 다**에서 천 원짜리 가느다란 헤어밴드를 사다 이렇게 꿰맸더니 원래대로 짱짱허니 성공적으로 수선을 했구먼요. 보세요. 증말 감쪽 같지요? 텃밭에 오이랑 토마토랑 풋고추와 깻잎과 가지랑 기타 등등 찬거리 수확하러 나갈때 쓰고 나가면 딱입이당. 자연물로 꽃송이 브로우치 두 개를 만들어서 모자에 달아줄까 하다가 참았쓰요. 벌 나비가 날아들믄 안 되니께...ㅋㅋ 햄펀용 작은 손가방에 달믄 이쁠것 같네요. 놀거리가 많아서 혼자서도 잼나요. 조금 굵은..

주저리 주저리 2021.07.10

좌충우돌

밤새 안녕이란다더니... 오늘 아침에 거실 탁자를 닦다가 탁자 바닥 모서리에 발 안쪽 복사뼈를 부딪혔는데 별이 보일 정도로 아득한 통증으로 비명을 지르며 주저앉고 말았어요. 복사뼈 부위의 혈관이 부풀고 파랗게 솟아오르더니 순간 복사뼈 전체가 피멍이 든듯 검푸르게 변했어요. 놀라서 달려온 남푠이 환부에 약을 바르고 하필 요즘 손님이 연이어 오는 바람에 얼음이 바닥이 난 상태라서 압박붕대로 감싼 뒤 김치냉장고 속의 냉매를 올리고 수건으로 감쌌는데 정신이 아득한 통증 속에서도 이 현실이 믿겨지지가 않더이다. 이럴때 어떻게 처치를 해얄지 몰라 언니와 통화를 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발이 자줏빛으로 변하기 시작하네요. 남푠이 병원에 가얀다며 서둘렀어요. 고양이세수를 하고 모자만 눌러쓰고 이사올때 버릴까 하다가 혹..

주저리 주저리 2021.06.26

책 읽어주는 부부

메모지에 적어둔 도서목록을 보구서 지난주 맥을 못추고 끙끙 앓아누웠을 때 남푠이 책을 주문했던가 봅니다. 깜짝 선물인지라 너무나 반갑고 고마웠는데 누워서 읽으라고 거실 탁자 위에 개봉해서 두었는데도 책을 들 힘도 없어서 아니...일어날 힘도 없어서 고맙단 인사만 하고는 며칠이 지나서야 책을 들춰보게 되었지요. 돋보기를 쓰고 것두 누워서 한 쪽으로만 들고 봐야하니 여간 불편한게 아닌데도 책에 빠져들다 보니 일어나면 어지럼증까지 생겨 천천히 아껴가며 읽기로 맘 먹었어요. 아이는 e book으로 권하는데 우리네 세대는 책 냄새를 맡으며 찬찬히 넘겨가며 읽는 맛에 익숙해서 당췌 그런 신문물로 독서를 한다는게 탐탁치가 않아요. 눈도 더 피곤한것 같구요. 참 적응 안 되는것 중 하나이지요. 가계부나 일기 또한 마찬..

주저리 주저리 2021.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