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개·국 164

황태국

긴 연휴 끝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어요. 오늘 아침은 개운하고 담백한 황태무우국을 끓였어요. 지난 가을 수확한 무우 중 몇 개를 신문지로 감싸서 스티로폼 박스에 넣어 보일러실에 두었더니 그 속에서도 바람이 들었네요. 텃밭에 묻어둔 것은 땅이 꽁꽁 얼어서 꺼낼 수 없을테니 글두 상태 양호한 부분만 잘라내 나박김치를 담그고 남은 무우를 나붓나붓 썰어 넣고 시크릿코인 넣고 황태국을 끓였는데 건고추 찾느라 허둥댔네요. 여기에 콩나물을 넣음 더 좋았을걸... 아주 담백하면서 시원하니 맛있다고 잘 먹어주니 뿌듯했어요.

찌개·국 2022.02.03

새해 떡국

새해 첫 새벽 어두운 하늘에 그림 같은 그믐달이 떠올랐네요. 너무나 아름다워서 찍어봤는데 사람이 만든 눈은 창조주 하나님께서 만드신 사람의 눈을 따라갈 수 없나 봅니다. 돈마루에서 구매한 한우곰탕 국물에 고기 없이 끓였더니 아주 구수하고 깔끔해서 세상 좋구만요. 새해 첫 날이니 떡만두국을 끓여서 나이 한 살을 자알~~먹었습니당. 취향에 따라 딸랑구는 김은 올리지 않고 저와 남푠은 김을 올려서 냐암냐암 나이 한 살이 더해졌으니 좀 더 마음도 너그러워지고 주변을 돌아보는 여유도 가지며 진한 사골 국물 같은 그런 사람으로 살아볼랍니다.

찌개·국 2022.01.01

곰탕

울집은 오날침에 한우곰탕을 뜨끈뜨끈하게 끓여 먹었어요. 이 한우곰탕을 구매했는데 정말 뽀얗게 잘 우러난 깔끔한 국물이네요. 무엇보다도 멸균제품이라서 상온 보관이 가능해서 부담스럽지 않아 좋구만요. 무우를 슬라이스해서 넣고 끓였는데 파, 마늘만 넣고 소금간하면 끝이니 바쁜 아침시간 정말 끝내주는 메뉴 아닌가요? 여기에 소면이나 당면을 추가해도 좋겠지요? 전골의 밑국물로 이용해도 참 좋을것 같아요. 한 봉지가 1~2인분이라는데 울집은 세 식구에 딱 입네당. 살짝 익은 김장김치 올려서 먹었는데 남푠은 무김치가 더 맛있다공... 오늘은 굴깍두기를 담가볼 생각입니다. 요거 몇 주가 지났는데도 여전히 유효합네당! 울딸랑구 아침 일찍 출근하여 저녁 어두워져서야 집에 돌아오니 이걸 볼 기회가 없었던지 오늘 아침에야 발..

찌개·국 2021.12.07

토란국

오늘은 토란국을 끓였어요. 비 오는 여름날 토란잎에 동글동글한 빗방울이 넘 이뻐서 그걸 즐기려고 뒷뜰에 심었는데 요만큼 수확을 해서 오늘 첫 토란국 입니다. 토란은 끈적한 점액질의 독성 때문에 피부가 가려울 수 있어서 장갑을 끼고 껍질 벗겨 하룻밤 물에 담가뒀다가 오늘 아침 쌀뜨물에 한 번 끓여서 찬물에 헹궈 양지머리 끓인 국물에 넣어 한소큼 끓여 국간장으로 간을 했어요. 아주 알토란이 알맞게 익어 먹기에 넘 좋네요. 저는 지단도 부쳐서 용도별로 썰어서 용기에 소분해 냉동시켜 두고 이럴때 간편하게 쓴답니다. 아침 시간에 언제 이렇게 지단을 부치긋어라. 신혼 초기에 의욕만 앞서서 추석에 알토란으로 국을 끓였다가 아린 맛 때문에 낭패를 보았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래서 토란 손질하는 방법을 딸랑구 한테 확실..

찌개·국 2021.10.30

고구마순 된장국

오늘 아침엔 쌀뜨물 받아서 고구마순 넣고 된장국을 끓였어요. 어제 주리틀리도록 혼자서 고구마순 껍질을 벗기다가 절반 정도 하고 나머지는 포기했는데도 손톱밑이 시커먼스~ㅠㅠ 고구마순이 그렇게 비싼거 다 이유가 있더라구요. 소금물에 담가서 벗겼는데도 워낙 고구마순이 통통하지 않아서 양이 얼마 안 되어 보여요. 딴엔 증말 열심히 벗겼는데두요. 일단 벗겨둔 고구마순을 끓는 물에 데쳐서 건져두고 국냄비에 쌀뜨물과 멸치를 넣고 끓이다가 데친 고구마순과 된장을 넣고 끓였어요. 에고...잠깐 사이에 국물이 부글부글 끓어 넘쳐 낭패...쌀뜨물은 늘 이렇게 끓어 넘치기 선수랑게여. 약올라서 대파는 생략하고 마늘과 고추와 양파만 넣었지요. 어릴적에 엄마가 끓여주시던 추억의 국을 지금은 울딸랑구가 맛나게 먹고 있네요. 글쎄...

찌개·국 2021.09.28

쌀국수를 대신한 국으로

쌀국수 대신 전골 분위기 나는 국물요리가 되었네요.ㅎㅎ 울딸랑구 저녁이면 "엄마, 내일 아침엔 뭐 먹어요?" 아고고...아침 한 끼만 집밥을 먹으니 신경이 여간 쓰이는게 아닙니다. 그래서 평일 아침이나 주말이나 휴일에는 주로 아이 좋아하는 식단 위주로 마련을 하는데 숙주 사다놓은거 봤는지 쌀국수가 생각 났나봐요. 아이는 아침마다 닭가슴살을 먹는지라 닭고기 대신 한우숙성육 양지로 국물을 냈어요. 건표고 슬라이스한거 급히 불려서 넣고 쌀국수를 불리려다가 글두 아침인데... 국수 대신 밥이랑 든든히 먹으라고 계획을 수정했어요. 물론 쌀국수 장국까지는 똑 같이 만들었지요. 텃밭의 고수를 잘라와얀디 바빠서 생략해서 조금 부족한 맛이지만 글두 아주 맛있게 먹어주니 좋더라구요. 추석연휴때 제대로 된 쌀국수를 만들어 ..

찌개·국 2021.09.15

호박잎된장국

해 뜨는 시각이 점점 늦어지고 있네요. 얼마전 까지만 해도 이 시간이면 해가 이미 동동 떠올랐을텐데... 일출을 보면서 계절을 실감합니다. 아침 일찍 호박잎 된장국을 끓였어요. 호박 넝쿨이 옆집으로 월담을 해서 줄기를 잡아당겨 호박잎을 한 줌 따왔거든요. 호박잎 뒷면의 까슬까슬한 부분을 제거하고 김치 담그고 그릇에 남은 양념을 물로 헹구어 냉장고에 넣어둔 것에 쌀뜨물을 넣고 된장을 풀고 시크릿코인 넣어 끓고 있는 국물에 호박잎을 썰어 넣었어요. 약이 잔뜩 오른 꽈리고추를 넣었더니 국물맛이 칼칼허니 개운하고 좋네요. 울엄마는 여름날에 김치 담그는 날이면 이 호박잎국을 끓이시곤 했거든요. 그래서 이 국은 추억의 음식이라고 할까요? 탱자울타리에서 자란 굼벵이돈부콩을 넣어 지은 밥에 토속적인 국이 그리움을 불러..

찌개·국 2021.08.15

호박찌개

오늘은 어정쩡한 호박 처리 차원으루다 찌개를 해봤어요. 근데...요놈의 밥 땜시 폭망했쓰용.ㅠㅠ 호박이 이렇게 커서 다른 호박이 안 열린다고 글쎄 이 호박을 따왔네요. 그냥 두면 늙은호박이 될텐데... 하지만 이미 따온걸 어쩌긋어라. 반 잘라서 오늘 아침에 호박된장찌개를 해보리라 맘먹었어요. 씨를 제거하고 껍질째로 이렇게 큼직큼직하게 썰어서 고추장과 된장을 넣고 시크릿코인 넣고 끓이려다 보니 냉동실의 꽃게 생각이 나서 고춧가루를 추가하여 넣어봤어요. 울엄마표 달큰헌 호박찌개가 생각나서요. 엄만 꽃게를 참 좋아하셨던가 봐요. 어릴적엔 먹기도 거역스럽고 먹고 나면 비린내도 나서 그다지 즐기지 않아 호박만 넣고 끓인 찌개를 좋아했었는데 나이 들어가며 점점 식성도 변해 뭐든 가리지 않고 잘 먹게 되었지요. 오늘..

찌개·국 2021.07.19

감자찌개

오늘 아침에는 아주 특별한 감자찌개를 먹었네요. 지난 봄에 자꾸만 싹이 나는 쥐알만헌 쭈그렁 감자 7개를 버리려다가 혹시나 하고 조각을 내서 어디서 들은건 있어갖구서 재를 묻혀서 텃밭 한 켠에 심었는데 이만큼 수확을 혔다우. 이 기특헌 감자를 어여 먹고 싶다며 이렇게 상자째 다용도실로 들여놓았네요. 감자찌개를 하려고 제법 실한 크기로 세 개 꺼내왔어요. 필러로 껍질을 벗기는데 아니 이게 왠 일이래여? 세 개가 다 이렇게 온전치 못하네여. 글두...암튼 상처 난 부위를 잘라내고 도톰도톰허니 썰어갖구설라무니 시크릿코인 넣고 고추장과 참치 넣고 찌개를 끓였어요. 햇양파랑 마늘도 넣고 텃밭에서 따온 고추도 넣고... 포실포실한 감자가 맛있다고 냄비째 식탁에 놓고 덜어 먹자네여. 자기가 심은거라믄서 어깨가 으쓱으..

찌개·국 2021.06.22

무시래기 된장지짐

작년 가을에 말려둔 무시래기를 압력솥에 삶아서 된장 넣고 끓여봤어요. 조금 더 삶았어야하나 줄기 부분이 살짝 덜 무른듯... 하룻밤 물에 담가 불려뒀다가 시크릿코인과 된장만 넣고 무시래기에 들기름 넣어 조물조물해서 끓였어요. 개운해서 좋긴 한데 여전히 줄기부분이 덜 부드러워서 일단 요만큼만 먹고 나머지는 넣어뒀다가 언제 날 잡아서 뭉근하게 오래오래 지져볼라구요.

찌개·국 2021.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