냥이들 147

새끼 냥이들의 첫 장마

날마다 굵은 장대비가 내리니 고양이들의 발이 묶였다. 밤엔 집 속에 들어가서 지내는데 낮에는 이렇게 데크 위의 의자에 앉아서 논다. 슬금 슬금 또 깜순이가 말짓거리를 찾고 있다. 급기야 아디안텀 화분에 발을 디밀고 있다. 거실의 유리창을 두드리며 야단을 치자 시치미를 뚜욱~! 괜히 여기 있다가는 함께 혼날까봐 삐돌이는 자리를 피하려는 듯. 댕댕이는 새끼 깜순이를 좀더 살뜰하게 보살피면 좋으련만... 하긴 댕댕이도 어릴적에 화분에 들앉아서 화초를 뭉개거니 가지를 타고 오르내리며 말썽을 피웠었다. 깜순이가 지금 노리는 것은? 화분 근처에서 뭔가 발견한 모양이다. 스르륵~ 아래를 향해 점프를 하기 직전이다. 아무래도 또 화분을 향해 돌진할 것 같아서 유리창을 두드리자 댕댕이가 그제서야 반응을 한다. 새끼한테 ..

냥이들 2023.07.14

냥이들도 지루한 장마

이제 장마가 끝났나 했더니만 아침부터 또 잿빛 하늘이다. 일기예보에는 이번 주 내내 비 소식이 있단다. 아침은 간단히 빵과 샐러드로 해결했기에 점심은 밥을 하려는데 누룽지탕을 먹고 싶다고... 처음 맛보고 나는 그닥 흥미가 없어서 내키지 않았지만 남푠의 주문이니 브로콜리와 오이를 더 추가하여 후다닥 준비했다. 한층 풍성해졌다. 오늘은 지난번과 달리 맛있게 먹었다. 아직 두 번 더 먹을 재료가 남았으니 딸랑구 오면 함께 먹어야징. 비가 오락가락 하는 날씨. 냥이들은 따분한 모양이다. 집을 놔두고 이렇게 비좁은 공간에서 얼크러 설크러진 냥이들. 삐용이는 혼자 의자 위에서 자리를 차지하고 댕댕이와 새끼 고양이들은 문을 열자 뭐 맛난거 주나 하고 현관문만 열면 뛰어나올 기세다. 깜순이 혼자서 화분 사이로 다니며..

냥이들 2023.07.11

냥이들 재롱잔치

노란 백합이 시들어가는데 더 일찍 피었던 루드베키아는 아직도 한창이다. 백합도 여기저기에서 마구 꽃을 피워 향기를 뽐내고 있다. 아직 철 모르는 새끼 고양이들 때문에 신경이 쓰인다. 키가 조금 더 크게 자랐으면 좋을 텐데... 냥이들에게는 백합이 해롭다는데 새끼 고양이들은 천방지축 꽃밭에서 뒹굴며 놀기 때문에 좀 불안해서 잘라다 꽃병에 꽂아 실내에서 즐겨야 하나 생각을 해보지만 그래도 땅에서 자라는 게 꽃들은 행복하기 때문에 그대로 두고 철부지 냥이들이 들어가지 못하게 지키는 쪽으로... 호기심 왕성한 요녀석은 이제 낯가림이 없어져서 발소리만 들어도 후다닥 구석진 곳으로 줄행랑을 치더니 이젠 이렇게 눈을 말똥말똥하게 뜨고 바라본다. 아무리 봐도 콧잔등의 검은 얼룩이 요상하다.ㅋㅋ 한 달 차이도 안 나는데..

냥이들 2023.06.22

고양이 가족 중 가장 한심한 댕댕이

댕댕이와 넙죽이가 무언가에 집중한 모습이다. 삐용이와 댕댕이의 새끼들이 이제 엄마를 찾아 곁으로 왔다. 슬금슬금 댕댕이 새끼가 할머니인 삐용이의 꼬리를 향해 다가간다. 어미인 댕댕이는 나 모르쇠로...... 호기심 왕성한 이 녀석은 여기저기 관심있게 살피고 다니는데 지금 또 뭔가를 발견한 듯. 눈치를 채고 멀리 도망가는 모습을 멀찍허니 쳐다보는데 상당히 집중한 모습이다. 살금 살금~!! 자세를 낮추고 다가가기 시작한다. ㅎㅎ작은 청개구리 인지 벌레 인지 잽싸게 도망간 모양이다. 아쉬운 뒷모습에 웃음이 터져나왔다. 돌아서는 모습에서 생후 2개월 짜리 새끼 냥이의 표정이 귀엽기도 하고 우습기도 하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란다. 다음에는 꼭 성공할 수 있을거야. 엄마의 꼬리를 갖고 노는 넙죽이. 넙죽이의 꼬리..

냥이들 2023.06.21

이 말썽꾸러기들을 어찌할꼬!

이른 아침. 댕댕이가 어딘가에 집중한 모습이기에 보니 엊그제 형님네 농장에 새끼 고양이 두 마리를 분양하러 갔다가 형님께서 농사하신 양파를 가져가라시며 차 트렁크가 더럽혀질까 봐 커다란 천을 바닥에 깔아 주셨는데 집에 돌아와서 털어서 세탁해서 고양이 데려다 주느라 가져간 케이지를 가져올 때 드릴 참이었다. 둘둘 말아서 한 쪽에 뒀는데 그것을 가져다가 점잖게 깔고 삐용이와 새끼가 잠을 자고 있다. 멀쩡한 집을 놔두고 이게 무슨 짓이람! ㅋㅋ 웃는 소리에 잠이 깬 넙죽이가 화분 위로 올라가서 말짓을 하기에 야단쳤더니 이렇게 화분 뒤로 숨었다. 혼자가 아니라 어린 새끼 고양이까지 데리고 노는 중이었나 보다. 데크 위의 파라솔이 바람에 흔들리지 않도록 고정해둔 끈을 물어뜯지를 않나 정말 못말리는 말썽꾸러기다. ..

냥이들 2023.06.16

새끼고양이 분양

6월 13일. 삐용이가 낳은 새끼 두 마리를 분양하는 날. 작년에 시댁 조카네로 분양하던 날 처럼 마음이 놓아지 않아 편치 않다. 4월 16일 새벽에 낳은 삐용이의 새끼들 중에서 세 마리가 살아 남았는데 그 중에서 꼬리가 짧고 뭉툭하게 태어난 넙죽이만 남겨두고 예쁘고 민첩하고 사랑스러운 두 마리를 보내기로 했다. 익숙하게 하루 전에 케이지에 사료를 넣어 훈련을 시킨 덕분에 무리 없이 케이지에 넣는데 까지는 성공했는데 차에 싣고 가는 내내 불안한 눈빛으로 두리번 거리며 살피더니 야옹거리기 시작해서 어찌나 마음이 쓰이던지... 낯선 환경에서 혼자 보다는 항상 함께 놀았던 고양이라 둘이 함께 있으면 새로운 환경에 보다 쉽게 적응할 수 있을거라 믿고 눈이 동그랗고 민첩하고 예쁜 두 마리를 함께 보내기로 했는데 ..

냥이들 2023.06.14

나 찾아봐라

장미꽃 속에 풍뎅이들이 있어서 살펴보는데 뭔가 느낌이 이상해서 보니 아쿠야~! 이제는 앞마당 까지 진출을 했구나. 너희들 캣타워는 주목으로 족하지 않아? 어여 내려오지 못할까! 올라갈 때는 어찌 올라갔는지 내려오려니 좀 겁이 나는 모양이다.ㅋㅋ 에고~~나는 모르겠다. 얼렁 도망가야징. 낮달맞이도 꺾어놓고서 그렇게 등 돌리고 앉아 있으면 내가 모를 줄 알고? ㅎㅎ 막상 내려오려니 올라갈 때와 달리 좀 겁이 나는 모양이다. 몇 번을 이리저리 탐색을 하더니 마음을 정한 듯. 화분에 물을 주면서 무심한듯 슬쩍 보니 히히...나는 여기 숨었지롱~! 이젠 엄마젖 보다 까까맘마가 더 좋은지 밥그릇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막내. 창을 통해 내려다 보니 도대체 언제 줄거냐며 동그란 예쁜 눈빛을 발사하니 어찌 모른 척 할 ..

냥이들 2023.06.09

새끼 냥이들의 캣타워가 된 주목

천지 분간을 못하고서뤼 냥3이의 밥상을 기웃거리다가 으르렁 소리에 모드전환을 한 넙죽이. 이거 동생들 앞에서 완죤 체면 구겼다. 슬그머니 피할 곳을 찾으려나 보다. 오빠보다 잽싸게 주목 위로 올라갔던 막내가 여기서 내려다 보는것을 알 턱이 있나. 슬그머니 나무 위로 올라간 넙죽이. 이미 먼저 나무 위로 올라간 막내가 있는 줄도 모르고... 얼룩이도 용기를 내 보지만 겁이 나는 듯. 다시 밑으로 내려가려는 얼룩이가 걱정되는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이 위태로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안 되겠어. 내가 내려가야지... 주목 아래 무리지어 피었던 샤스타데이지는 쑥대밭이 되었다. 얼룩이는 만만한 높이의 여기가 아무래도 좋은가 보다. 이미 꼭대기 근처 까지 올라갔던 막내가 내려오려는 모양인데 올라갈 때와는 ..

냥이들 2023.06.07

귀여운 새끼 고양이들

사람 기척만 있어도 다리야 나 살려라 숨기 바빴던 삐용이의 새끼들이 이젠 눈치를 슬금슬금 봐가면서 어미 주변을 맴돈다. 첫째로 생각하는 흰얼룩이는 아마도 수컷일 확률이 높아 보이는게 다른 두 마리 보다 크고 빠릿빠릿 하면서 머리도 크다. 이제 제법 동생들을 데리고 놀 줄 안다. 엄마 사료 먹는것을 보더니 가장 먼저 다가와 댕댕이가 먹다 남긴 것을 아주 열심히 먹고 있다. 우리는 아직 이름을 지어주지 못해서 얘를 넙죽이라고 부른다. 꼬리가 아주 짧은 것이 특이한데 딸아이 말로는 영양상태가 부실하면 꼬리가 이렇게 짧게 태어나기도 한다는데 다섯 마리의 새끼 중에서 두 마리가 죽고 세 마리만 살아 남았으니 영양상태가 부실했을 수도 있었겠다. 새끼 세 마리 중에서 가장 눈치도 빠르고 모험심도 강하고 똘망똘망하다...

냥이들 2023.06.05

냥이들의 캣타워 놀이

23년 6월 3일 토요일 내일이 아빠 기일인데 주일이라서 하루 앞당겨 주말인 오늘 모이기로 했다. 수도권에 사는 가족들과 달리 먼 곳에서 사는 우리는 새벽에 출발해야 했다. 징검다리 휴일이라서 서울로 향하는 우리와는 달리 내려가는 하행선의 고속도로는 주차장이 된 듯 차량들이 멈춰 선 모습이었는데 아빠 돌아가시고 장지로 모시던 날 현충일이라서 엄청 길이 막혔던 기억이 떠올랐다. 온 가족이 모여 추모예배를 드리고 함께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여전히 교통체증이 극심해서 해가 질 무렵에야 집에 도착했다. 새끼를 낳고 젖을 먹이는 어미인 삐용이와 댕댕이가 신경이 쓰였던지 딸랑구가 주말에 시간을 내어 집에 와서 고양이들 사료와 물을 챙겨주고 돌아갔단다. 해가 뉘엿뉘엿한 시간에 집에 들어서니 새로 배송된..

냥이들 2023.06.04